GMO작물 속 발암물질을 보는 두 가지 시각
GMO작물 속 발암물질을 보는 두 가지 시각
  • 엄인영
  • 승인 2018.12.1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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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임종한의 디톡스(14)

몬샌토의 제초제 '라운드업'. 미국 공화당 위원들은 글리포세이트 제초제 라운드업이 발암물질일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세계보건기구의 암 연구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몬샌토의 제초제 '라운드업'. 미국 공화당 위원들은 글리포세이트 제초제 라운드업이 발암물질일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세계보건기구의 암 연구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농약 성분인 ‘글리포세이트’의 발암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세계적 GMO(유전자재조합) 종자회사이면서 농약 회사인 몬샌토의 제초제 ‘라운드업’에 포함된 이 성분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5년 3월 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 (그룹 2A)로 분류하면서 GMO 수입국인 우리나라 식탁의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슈퍼 잡초’ 생기며 글리포세이트 사용량 급증

글리포세이트는 미국에서 GMO 작물이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GMO 작물은 기존 제초제에 내성을 갖도록 개발됐는데, 특정 제초제에 내성을 가진 이른바 ‘슈퍼 잡초’가 생기면서 글리포세이트 사용량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독일 환경단체인 뮌헨 환경연구소가 독일에서 생산되는 일부 맥주에서 글리포세이트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국내에도 파문을 일으켰고, 최근엔 샐러드에서도 검출돼 충격을 주었다. 
  
2015년 9월 20일 MBC 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방영한, 아르헨티나 GM 콩 재배지역 아이들의 건강문제를 다룬 ‘차코의 눈물’. 2013년 유명한 점박이 소녀 아이사 카노 사진이 전 세계적으로 소개되면서 이슈가 되었지만, 사실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문제시된 사안이다.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차코의 눈물. [영상 유튜브] https://youtu.be/m92uyYpL72w

  
몬샌토가 개발한 제초제 저항성 GM 콩을 90년대 후반부터 아르헨티나 북부 차코 주에서 광범위하게 재배하면서 글리포세이트 성분의 라운드업 제초제를 농지와 마을 등에 비행기로 광범위하게 살포했고, 이것이 암 발생문제와 연관됐다고 보고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선천성 기형아 발생위험과의 연관성도 제기했다. 
  
아르헨티나의 GMO 콩은 한국에 사료용과 식용으로 수입되고 있다. 참고로 식용 GMO는 한국이 수입량 세계 1위, 사료용은 세계 2위 수입국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국내에 수입되는 GMO 제품에 글리포세이트 잔류검사가 최근까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국제적으로 글리포세이트의 건강영향 평가는 계속 엇갈리고 있다. 식량농업기구(FAO)와 WHO 합동위원회는 2016년 글리포세이트의 발암 및 유전 독성 유발 가능성이 작다는 새로운 안전 검토 결과를 내놨다. 이 물질이 세포의 유전 물질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합동위원회는 글리포세이트의 일일 허용섭취량이 체중 1kg당 1mg까지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2015년 IARC가 의학 저널을 통해 2A 등급의 발암 물질로 분류하자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글리포세이트의 인체 발암 위험이 낮다는 상반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IARC가 분류한 2A 등급 발암물질로는 살충제인 DDT와 야근, 적색육 등이 있다. 
  

지난 5월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회원들이 'GMO완전표시제 국민청원' 촉구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행진에서 참석자들은 'GMO(유전자변형식품) 완전표시제 국민청원'과 관련해 정부에서의 답변이 사실상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데 대한 항의와 완전표시제 시행을 촉구 했다. [뉴스1]

지난 5월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회원들이 'GMO완전표시제 국민청원' 촉구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행진에서 참석자들은 'GMO(유전자변형식품) 완전표시제 국민청원'과 관련해 정부에서의 답변이 사실상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데 대한 항의와 완전표시제 시행을 촉구 했다. [뉴스1]

  
GMO 작물의 안전성 이슈가 제기되면서 글리포세이트의 안전성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찬반 의견이 팽팽한 상황이다. WHO는 IARC와 합동위원회의 결론이 다른데, 평가하는 방법 역시 상이하다. IARC 평가는 위험성(hazard), 합동위원회는 위해(risk)에 각각 초점을 맞췄다.  
  
WHO에 따르면 농약과 같은 유해 화학물질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발암물질·신경독성·기형유발 등으로 분류되는데, 위험성 확인 과정은 위해 평가의 첫 번째 단계다. 이러한 과정은 같은 화학물질이라도 노출되는 용량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고, 노출 경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세한 조사가 이뤄진다. 식품 중 잔류 농약에 대한 위해 평가를 거친 뒤 안전한 섭취 기준이 마련된다. 이때 발암성이 높거나 독성이 강한 맹독성 농약은 사용에서 배제한다. 
 

발암성 확인된 물질 계속 허용할 이유 없어

IARC는 글리포세이트가 암 발생 위험이 높일 수 있는 유해성이 있음을 밝힌 것에 비해 FAO와 WHO 합동위원회는 소비자에게 노출 수준이 미미해 발암성, 유전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본 것이다. 하지만 이미 발암성이 확인된 발암물질을 노출이 적다는 이유로 계속 허용할 이유는 없다. 그만큼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람이 직접 섭취하는 식품에서 발암 가능성이 높은 유해물질을 허용할 순 없기 때문이다. 
  
GMO 재배에 특별히 글리포세이트가 많이 사용되기에 GMO 제품에 글리포세이트 잔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시민들이 GMO 제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GMO 표시제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각 나라에서 식품의 관리 방안은 각 나라의 특수성에 비추어 달라질 수 있지만,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최우선권을 두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ekeeper21@naver.com 

[출처: 중앙일보] GMO작물 속 발암물질을 보는 두 가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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