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백신 왕국으로 만들어 놓은 사기업(私企業) Serum institute of India)
인도를 백신 왕국으로 만들어 놓은 사기업(私企業) Serum institute of India)
  • 에스라 발행인
  • 승인 2023.12.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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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린이 65%가 인도산 백신을 접종받는다

인도를 '세계 백신 수도'로 만든 세룸 인스티튜트 [히든業스토리]

빈국 인도 위해 아동용 필수 백신 생산
연간 16억정 생산능력 갖춘 대기업으로 성장
"21세기엔 모든 이가 건강해야" 회장 철학
코로나19 백신도 위탁생산
인도 총리 "인도산 백신이 세계 생명 살려"

인도 뭄바이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경찰. / 사진=연합뉴스

인도 뭄바이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경찰.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료되면서 인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신 개발은 미국·영국·독일 등 과학 선진국 의약 기업의 몫이었지만, 발명된 백신을 대량생산하고 보급하는 일은 세계 최대 수준의 백신 생산능력을 갖춘 인도의 몫이기 때문이다.

인도가 '세계 백신 수도'로 자리 하게 된 비결은 세계 1위 백신 위탁생산 기업 '세룸 인스티튜트 오브 인디아(Serum institute of india·세룸)' 덕분이다. 인도의 대표적 재벌 사이러스 푸나왈라 회장이 이끄는 세룸 사는 저렴한 백신을 대량생산해 개발도상국에 판매하며 높은 성장률을 이룩하는 데 성공했다.

◆ 아동 백신 생산 위해 설립된 세룸 인스티튜트

푸나왈라 회장은 지난 1945년 인도에서 출생했다. 당시 그의 부모는 농장에서 경마용 말을 기르며 큰 돈을 벌었는데, 푸나왈라 회장 또한 부모의 영향을 받아 경마·고급 자동차 등 사치재(인간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품목은 아니며,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면 수요가 쉽게 변동하는 성격을 가진 상품 및 재화)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그러나 사치재 사업을 구상하던 푸나왈라 회장은 곧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1960년대 자와할랄 네루 총리가 이끌던 인도는 사회주의 국가로, 경주용 말이나 스포츠카 등 고급 사치재 수요가 매우 희박했기 때문이다. 대신 푸나왈라 회장은 제약 분야로 관심을 돌리게 됐다.

당시 인도는 '수입대체전략'을 통해 산업화를 꾀하고 있었다. 수입대체전략이란 수입에 의존하는 재화를 국내에서 생산하도록 정부가 장려하는 정책을 이르는 말이다.


인도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 타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줄을 선 주민. / 사진=연합뉴스

인도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 타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줄을 선 주민. /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이같은 정책 때문에 당시 인도에서 생산되지 않았던 각종 백신에도 높은 수입 관세가 매겨졌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인도 빈민촌 어린이들이 필수적인 백신을 접종받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푸나왈라 회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66년 직접 세룸 사를 차리고 백신 공장을 설립, 아동용 백신을 저렴하게 생산하기 시작했다.

세룸은 창립 초기 파상풍 백신을 제조했고, 이후로는 디프테리아 백신, 백일해병 백신, 뱀독 해독제 등으로 제품을 늘려갔다. 해당 질병들 모두 빈국이었던 당시 인도에서 아이들에게 매우 치명적인 병이었다.

1989년에는 홍역 백신을 대량 생산, 인도뿐 아니라 주변 개발도상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21세기 이후로는 미국·유럽 등 선진 의약 기업들을 적극 인수하며 첨단 제조 공법을 확보했으며, 현재는 연간 약 16억정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백신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연간 36억정의 백신 생산능력을 보유한 인도 전체의 약 44%를 단독으로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전세계 개발도상국 아동 중 50%는 세룸 백신 접종

푸나왈라 회장이 강조하는 세룸의 경영 목표는 "모든 아동이 필요한 의약과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푸나왈라 회장은 과거 집필한 자서전에서 이를 두고 "우리 목표는 21세기까지 모든 이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실제 세룸은 아동 보건에 지대한 공을 세워 왔다. 지난 1994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인 하에 고품질 백신을 국제연합(UN) 기관들에 보급해 왔으며, 특히 국제 구호단체인 유니세프·파호에 지속해서 백신 원조를 해왔다.

특히 개발도상국 아동 보건 분야에서 세룸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럼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전세계 100여개 개발도상국 아동 중 50%는 세룸산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인도에서 위탁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백신(코비실드). / 사진=연합뉴스

인도에서 위탁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백신(코비실드).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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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총리 "인도산 백신 각국 보내 생명 살려"

세룸은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백신을 대량으로 구매할 예산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 세룸산 백신이 보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세룸은 영국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에서 개발된 백신의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 내 세룸 공장에서 생산되는 이 백신은 '코비실드(Covishield)'라는 제품명으로 전세계로 수출될 예정이다.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또한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코비실드를 두고 "인도산 백신"이라고 추켜세우며 "우리는 지금도 세계 각국에 백신을 보냄으로써 각국 생명을 살리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세룸은 앞으로 백신 생산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세룸은 지난해부터 인도 푸네 지방에 위치한 백신 공장을 확장하고 있으며, 연간 16억정 수준인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연간 25억정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아다르 푸나왈라 세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적은 인도, 아프리카, 기타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보급하는 것"이라며 "미국 기업인 화이자 모더나 등이 개발한 백신은 정당 25~37달러(약 2만7000원~4만9000원)의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지만, 우리는 3-4달러(약 3300원~4400원)로 백신을 판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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