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리 전투의 영웅 몽클라르 장군
6ㆍ25 전쟁 때 중공군 공세를 꺾고 서울 재탈환의 발판을 마련했던 지평리 전투의 영웅 고(故) 랄프 몽클라르 장군에게 별 4개가 새겨진 조선시대 지휘봉이 주어진다.
국가보훈처는 8일 경기도 양평군 지평리의 지평리 전투 프랑스군 참전충혼비에서 열릴 추모식에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몽클라르 장군의 아들인 롤랑 몽클라르에게 등채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국가보훈처가 롤랑 몽클라르 장군 유족에게 전달할 등채. 등채 조선시대 무장의 지휘봉이다. 몽클라르 장군이 한국에서 싸우기 위해 포기했던 별 4개가 새겨졌다.
등채는조선시대 무관이 지휘하거나 업무를 볼 때 손에 들고 사용하던 지휘봉이다. 롤랑 몽클라르는 몽클라르 장군 탄생 130주년과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11일)을 맞아 보훈처가 초청한 프랑스 참전용사ㆍ유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랄프 몽클라르 장군(1892~1964)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모두 프랑스 육군에서 참전한 용장이었다. 본명은 라울 샤를 마그랭베르느레다. 제2차 세계대전 초반 프랑스가 독일에게 점령되자, 자유 프랑스군에서 가명인 ‘랄프 몽클라르’로 싸웠다.
롤랑 몽클라르 장군(1892~1964). 본명은 라울 샤를 마그랭베르느레. 국가보훈처
몽클라르 장군은 중장으로 예편한 뒤 6ㆍ25전쟁 때 프랑스 정부가 대대급 부대를 한국에 파병하기로 하자 이 부대를 지휘하려고 중장에서 중령으로 계급을 낮춰 현역으로 복귀했다. 대대장은 중령이 맡는다.
그는 프랑스 대대를 이끌고 지평리 전투(1951년 2월 13~15일)에서 백병전을 치르면서까지 중공군을 물리치고 진지를 지켜냈다. 이 전투의 승리로 유엔군은 전세를 뒤집고 서울을 재탈환할 수 있었다.
몽클라르 장군은 50년 12월 당시 생후 11개월이던 아들 롤랑이 글을 깨우친 뒤 읽으라며 보낸 편지에서 “사랑하는 아들아. 언젠가 너는 내가 (한국으로) 떠나야 했던 이유를 물을 것이다. (중략) 너와 같은 어린 한국의 아이들이 길에서, 물속에서, 진흙 속에서, 눈 속에서 헤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버지는 여기 왔단다”고 적었다.
그의 아들 롤랑이 대신 받게 될 등채엔 별 4개가 새겨진 비단이 달렸다. 별 4개는 몽클라르 장군이 한국을 지키기 위해 포기했던 중장 계급장을 되돌려 준다는 의미다. 프랑스는 한국과 달리 준장이 2성 장군이며, 중장은 4성 장군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대한민국은 프랑스를 비롯한 22개 유엔참전국과 195만 유엔 참전용사분들의 용기와 투혼,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다 산화하신 영웅들의 명복을 빌며, 재방한 초청 행사 등 다양한 국제보훈 활동을 통해 은혜에 보답하고 예우를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